저녁노을

 

저녁노을




    현충일 저녁

아파트 창틀 위에


깃발

하나


피 맺힌 목청으로 펄럭이는 주름살마다

출 취한 젊은이들

욕설이 묻어나고


벤취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 눈망울에

불타는 노여움으로 내려앉는


저녁

노을…….


posted by 청라
 

아름다운 이야기 가득 피어나게 하자

― ‘한미르 소식’ 창간을 축하하며-

대덕의 어린 용들은

늘 높이 나는 연습을 한다.


구름보다 더 높이 올라

구석구석 세상을 더 넓게 보고

마른땅에는 흡족한 비를 뿌려주고

바람이 약한 땅에는

더 시원한 바람을 보내기 위해.


큰 용으로 커 가는 사람들은

꿈이 맑느니


우성이산 솔바람소리가 전해주는

풀꽃 이야기

대덕동산 교실마다 피어나는

따스한 인정


고운 이들 큰 사랑

곱게 씻어서

‘한미르 소식’ 칸칸마다

반짝이게 하자.


떠돌다 어둠으로 묻히는 이야기들

심은 꽃밭에

아름다운 이야기

가득 피어나게 하자.

posted by 청라

큰나무, 큰 빛

 

큰나무, 큰 빛

― 문학사랑‘ 10주년을 축하하며

열 살이라면

어머니 치마끈 잡고 달랄달랑 따를 나이지만

문학사랑!

그대 나이 충년(沖年)에

이미 거목으로 자랐구나.


다른 나무들은

다 자란 어미 새에게만 둥지를 빌려주지만


문학사랑!

그대는 어린 새들을 정성껏 길러

창공으로 띄워 보내고


다시 알들을 모아

한 마리 한 마리의 날개에 힘을 주었나니,


푸는 하늘 날아오르기를 포기한 새들

그대 품에서 영혼을 얻어

비상의 날개를 단 이 몇이던고.

금수강산 글쓰는 사람들의

빛이 되었구나.

찬란한 빛이 되었구나.


문학사랑

눈부신 그 이름 올려다보며

비나니


대전을 넘어, 코리아를 넘어

세계를 밝혀주는

큰 빛으로 크거라.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