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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세월의 그림자
아름다운 생각만 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세월입니다.
아름다운 것들만 보며 살기에도
부족한 세월입니다.
세상 앞에 서기 전에
늘 마음을 물처럼 맑게 하고
우리가 흘러가는 세월의 갈피에 끼여
같이 흘러갈 때에
스쳐 지나가는 소리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소리만 듣는 귀를 달으십시오.
때때로
사랑하던 것들이 미워질 때에
내 마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분노와 미움을 걸러내야 합니다.
앞에서 바라보면
푸른 숲 골물소리 그윽한 산을
구태여
뒤에서 바라보며
칼바위 가시덩굴 우거진 산이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일생 동안 세월에 떠밀려
떠내려만 가지 말고
세월의 그림자 진 굽이마다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채워 나가봅시다.
오늘 절망의 늪에 빠지더라도
손놓지 말고 헤엄쳐 나오십시오.
세월 속에 아픔은 저절로 가라앉을 테고
살아보면 정말 살만한 세상입니다.
글
구봉(九峯)의 사슴
그 3월 첫아침
동녘에 떠오르는 햇살처럼 맑은
사슴의 눈동자를 보았지.
검은 밤 어둠도 때 묻히지 못할
샘물처럼 깨끗한
영혼의 물소리를 들었지.
볼수록 정이 가는 아이들아
세상이 아무리 더러워도
물들지 말자.
열 사람이 길을 걷다가
아홉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가면
아홉 사람 이끌고 바른 길로 가거라.
이웃의 아픔을 돌볼 줄 알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보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더 아름답게 꾸며가거라.
때로는 너희들 앞에서 화를 내지만
티 없이 순박한
너희들을 볼 때마다
너희들의 선생인 게 행복하단다.
글
대덕의 용들에게
새 천년의 눈부신 새벽이다.
스무 해 혼을 키워온
대덕의 용들이 날아오를 시간이다.
우성이산 왼쪽 날개 아래 작은 터를 세우고
계룡의 상상봉, 맑은 산 이내로 꿈을 닦으며,
때로는 마로니에 품 넓은 그늘로
폭염을 막아
간 밤 어둠 속에서 남모르게 날개를 펼쳐
이제 이 축복의 새벽에 천둥 치며 비상하나니,
대덕의 용들아!
새 천년엔 너희들이 세상을 경영하는 기둥이 되라.
메마른 대지엔 촉촉이 비를 뿌리고
낮은 강 어구엔 물이 넘쳐나지 않게
세상 사람들이 너희를 노하게 해도
가난한 사람들의 마을 폭우로 쓸어가지 말거라.
반도의 하늘 한라에서 백두까지
용틀임하며
이 작은 반도가 세계를 향해
포효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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