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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출항出港의 아침
일출日出을 예인曳引하러 떠났던 배들이
해당화 꽃밭처럼
눈부신 아침을 피워놓으면
부산항은
새벽 닭울음소리로 피곤을 털고 일어나
오륙도 너머 수평선으로 출항出港의 깃발을 단다.
닻을 올리고 뱃고동소리 항구를 울리면
이제 나는 바다의 사나이
동백섬에 봄이 왔다고
동백꽃 향기 나를 부르러 와도
손을 흔들어야 한다.
에메랄드빛 꿈을 잡으러 떠나야 한다.
바다를 품는 사람이 세계를 이끄는
신 해양시대
해양 르네상스를 이 손으로 꽃피우겠다.
항구야 잡지 마라.
파고波高 험한 길이라고 멈출 수 있나.
불끈 일어선 젊음이 시들기 전에
유럽으로 아메리카로 한 바퀴 돌아
바다의 주인이 되어 돌아오겠다.
글
바다에서 길을 찾다
가끔은 인생의 사막을 걷다가
길을 잃을 때
그믐밤 어둠인 듯 삶이 막막할 때
바다로 나아가자.
바다에는 길이 있다.
수평선 너머 아득한 대양大洋에는
거칠고 험난하지만
사나이 걸어갈 길이 있다.
오늘 너는 배를 만들고
내일 나는 그 배를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돌며
우리의 자랑을 전하고 오리라.
스페인이, 포르투갈이
대영제국이 간 길을 따라
바다에서 길을 찾아
태극기 휘날리리라.
가끔은 주저앉고 싶을 때
바다로 나아가자.
폭풍에 춤추는 물결 사이로
우리가 걸어갈 길이 보인다.
글
바다는 감동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그냥 탁 트이는 게
무엇이 있을까
귀 기울이지 않아도 모든 근심 씻어주는
노래를 가진 게 무엇이 있을까
바다는 감동이다.
곁에 서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눈물이 나고
소리를 지르고 싶고
끊임없이 박수를 치고 싶다.
사랑을 잃었을 때, 소망이 사라졌을 때
아아, 그래서
세상이 막막할 때 찾아가면 가슴을 열어 안아주고
나직한 속삭임으로 위로를 보내주는 게 바다다.
바다여, 바다여!
네 모습 목이 말라 달려가다가 산마루에서 흐릿하게
보이기만 하면
나는 그냥 그 자리에서 목이 멘다.
먼 곳에서도 너는 소리로 온다.
돌담을 지나면 해당화 꽃이 피어있고
바닷가 절벽 소나무 가지에 걸린 갈매기 노래
바다여, 너는 가슴으로 온다.
내 인생에서 꽃다발을 받을
기쁜 날이 온다면
제일 먼저 안아주고 싶은 건 바로
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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