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법

자연법

 

 

수달 한 쌍 들랑 달랑

식사를 하고 있다.

 

극락교 아래 물고기가

한 마리씩 지워진다.

 

풍경風磬은 아파 우는데

업연業緣 위에 뜬 구름

 

큰스님 난간에서

허허허 웃고 있다.

 

불법의 나라에서도

자연법이 우선이지.

 

나직히 읊조리는 말

나무 아미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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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사월

 

 

태화산 골물소리에  송홧가루 날린다.

뻐꾸기 노래에도 노란 물이 들었네.

술잔에 담아 마시네. 내 영혼을 색칠 하네.

 

다람쥐 한 마리가 갸웃대며 보는 하늘

무엇이 궁금한가 연초록이 짙어지네.

온종일 앉아있으니 내 손 끝에 잎이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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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세월

 

 

처녀 시절엔 오빠 오빠

결혼 후엔 아빠 아빠

 

육십 넘자 방귀 뿡뿡

거실에서 속옷 바람

 

오빠는

사라져버리고

아빠만 남아있다.

 

 

2017.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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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안 보는 이유

신문 안 보는 이유

 

 

신문 칸칸마다 오 할은 소설이다.

참신한 허구다 흥미 만점이다

제 엄마 찌찌 본 것도 동네방네 소문낸다.

 

공정성 정확성은 개에게나 줘버려라

박수 치는 사람이 많으면 장땡이지

촛불에 기대다 보면 특종 하나 건질 걸

 

나라야 망하던 말 던 무엇이 대수던가

양심의 곁가지에 벌집 하나 지어놓고

솔방울 떨어만 져도 온 벌통 다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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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스님

 

 

잎 진 꼬부랑 길 바람처럼 오르는 스님

불룩한 바랑 짐에 무에 그리 바쁘신가

 

사바의

한숨 담아다가

씻어주려 한다네.

 

2017.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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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이별

 

 

사랑이 깨어지는 날

눈물 쏟아 무엇 하나

 

햇살 웃음 머금고서

손부채 내저으니

 

그 사람 떠난 자리에

꽃향기만 남았네.

 

 

2016.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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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촛불

]

 

혼자일 땐 기도祈禱더니

모이니

칼날이다.

 

아픈 살

도려내도

드러나는 검은 몸통

 

모두가 썩은 살인데

베면 무엇 하겠는가.

 

2016.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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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

그믐달

 

 

돌무덤에 도라지꽃

일찍 죽은 형님 영혼

 

어머니 가슴 속에

대못으로 박혔더니

 

창공에

아픔을 삭혀

밝혀놓은 등불 하나

 

 

 

2016.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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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행

가을 산행

 

 

오욕을 털어내니

가지들 정결하다

은밀한 골물 소리

속진俗塵을 닦고 있나

지나온 길 돌아보니

허물만 깔려있네.

 

버리고 다 버려도

사랑만은 못 버려서

하나 남은 단풍잎이

유독 붉게 익어있다.

불타는 외침만 한 등

빈 산 환히 비춘다.

 

2016.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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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비둘기

 

 

허기진

비둘기가

눈발을 쪼고 있다.

 

아무리 삼켜 봐도

요기가 안 되는 눈

 

십이월 바람의 칼날

서성이는 눈동자

 

 

2016.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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