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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6건
- 2016.03.22 인동초忍冬草
- 2016.03.05 목련 이제二題
- 2016.02.28 키질의 법칙
- 2016.02.23 자목련
- 2016.01.22 보리수나무
- 2016.01.17 천수만에서
- 2016.01.14 2016, 산골 마을
- 2016.01.12 비둘기 -시장 풍경5
- 2016.01.11 산화공덕散花功德
- 2016.01.10 일주문에 기대어
글
인동초忍冬草
세월이 허물고 간 산 밑 빈 집 담 자락에
인동초忍冬草 꼭지마다 주렁주렁 매단 적막
그리움 안으로 익어 하얀 꽃을 피웠다.
우측으로 감아 가면 정든 얼굴 떠오를까
대문 닫힌 긴 겨울을 초록으로 견딘 아픔
기다림 눈물로 삭아 노랗게 꽃잎 바랬다.
임자 없는 몸이라서 사연 더욱 만발했나
소쩍새 울음에도 반색하며 떨고있다.
벌 나비 담아가다 만 향기 자욱히 퍼진다.
2016. 3.22
글
목련 이제二題
자목련
서설瑞雪로 씻은
지등紙燈이다.
하늘 물살
불 밝히는
아직도 매운 세상
누군가의 바람인가
겨울 끝
시린 인심을
맑은 향기로 데운다.
백목련
옥양목 치마저고리
장롱 속에 묻어 놓고
겨우내
설렘을
가꿔 오신 어머님
봄 오자
곱게 차려입고
봄나들이 나오셨네.
글
키질의 법칙
가벼운 검불들 새처럼 날아가고
무거운 알곡들만 사락대며 남아있다.
어머니 키를 까불 때 변치 않는 법칙이다.
머리 헐고 코 흘리고 지독히 말 안 들어도
어머니 가슴 속에 우리 형젠 알곡이다.
키에서 벗어달 때면 불을 켜고 찾는다.
글
자목련
여리고 성긴 몸이 된바람에 숨 멎을까
짚으로 싸매주며 긴 겨울 잠 설쳤더니
아이의 첫 울음같이 빚어 켜든 달 한 등
글
보리수
아침에는 독경 소리 저녁에는 풍경 소리
법당 문에 귀 기울여 묵언 참선 하더니
깨달음 동그랗게 키워 초록 열매 달았다
내 안에 나를 익혀 서쪽으로 뻗은 가지
번뇌를 사르었다 법열이 타올랐다
황금빛 환희를 꿰어 염주 알을 엮는다
2015. 1. 22
글
천수만에서
언젠가 숨 쉬는 것도 귀찮은 날이 오거든
생명줄 잘린 채로 억척스레 살아가는
천수만 날갯죽지에 삶의 한 조각 실어보게.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사방 온통 막힌 남자
신생대부터 이어오던 리아스식 호흡들이
어느 날 흙 몇 삽으로 꽁꽁 묶여 버린 남자.
하늘빛 꿈 잃었다고 주저앉으면 남자더냐.
★사니질沙泥質 아랫도리에 새조개를 살게 하고
품 열어 오지랖 넓게 철새 노래 키운다.
바람기 많은 남자 중에 천수만이 제일이다.
가창오리 흑두루미도 품었던 품속에서
유유히 노랑부리저어새 털가슴을 고르고 있다.
누가 알리 갈적색 썩어가는 핏물 아픔
비 오는 날 갈대밭에 출렁이는 속울음을
해 뜨면 맑게 씻은 눈 속 깊은 저 아버지를.
★사니질 :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는 흙의 성질
2016. 1. 17
글
2016, 산골 마을
퀭한 골목
무너진 담
듬성듬성
불 꺼진 집
꼬부랑
할머니
혼자
고샅길
걸어가서
쾅쾅쾅
대문 두드려도
깨어날 줄
모르는 마을
2016. 1. 14
글
비둘기
-시장 풍경5
눈 녹는 시장 골목
비둘기는
맨발이다.
신발전 털신 한 짝
사 신기고 싶구나.
종종종
서둘러 가는
머리 위엔 하얀 눈발.
하루 종일 찍어 봐도
허기진 건
숙명이다.
싸전의 주인은
쌀알 한 톨 안 흘리네.
구구구
나직한 신음
핏빛으로 깨진 평화.
2016. 1. 12
글
산화공덕散花功德
법당은 바람이 쓸고
내 마음은 부처님 눈빛이 씻고
절한다
산 뻐꾸기
놀자 절문 두드려도
벚 꽃비 온 세상 가득
팔 팔
랑 랑
팔 팔
랑 랑
글
일주문에 기대어
들어가면
바람 되고
나오면
티끌 되네.
바람도
티끌도
내 몸에는
안 맞는 옷
일주문 기대어 서서
그냥 허허 웃으려네.
2016.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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