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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6건
글
금강 하구河口에서
어릴 때 띄워 보낸
그리움의 씨앗들아!
대양大洋을 떠돌면서
내 마음 못 전하고
하구河口에 주저앉아서
갈대꽃으로 피었구나.
아쉬움이 고여서
젖어있는 습지濕地 머리
삭히고 씻은 말들
솜털처럼 내두르며
삭풍에 시잇 시이잇
온몸으로 울고 있다.
육십 년을 목청 돋워
날 부르고 있었는가
실처럼 가는 목이
된바람에 애처롭다.
철새들 한 입 물었다가
뱉어내는 목 쉰 외침.
2016. 1.8
글
도자기 무덤
살점마다
쌓인 한恨만큼
달빛을
머금었다.
삶의
받침대에
손때 한 번
못 묻히고
지옥 불
나오자마자
깨져버진 생명들아!
2015. 12. 25
글
제비꽃
이파리 하나라도 들킬까봐 움츠리고
풀 뒤에 숨어 읊조리는 자줏빛 저 고백을
가다가 쪼그려 앉아 하염없이 듣고 있네.
2015. 12. 5
글
죽림竹林의 저녁
시詩 있고 술 있으면
내 집이 죽림竹林이지
바람에 씻긴 달을
맛있게 시詩로 깎아
아끼는 술친구 불러
술안주로 내놓다.
2015. 10. 15
글
각성覺性의 가을
하루살이에 비하면 짧은 삶이 아니었네.
매미의 마지막 노래 초록 잎에 꽃물 들여
온 산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구나.
글
모란
모란꽃 모든 귀들은
법당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불경소릴 들으려고
깃 세워 퍼덕이던
一念이 영글어 터진
저 간절한 날갯짓
글
호박
비탈밭 마른 덩굴에
호박 혼자 늙어간다.
씨 뿌린 할마시는
오는 걸 잊었는가.
마을로 내려가는 길
망초꽃만 무성하다.
2015. 7. 16
글
푸념
친구 상가 들렀다가 새벽 두 시 들어와서
열 시까지 잠자다가 열한 시 차 타고 가선
“아빠야, 지난 삼월에 아빠 보러 갔었잖아.”
아들아, 네가 무슨 스쳐가는 바람이냐?
네 자취 희미해서 왔던 기억 전혀 없다.
길 가다 문득 만나도 몰라볼까 두렵다.
2015, 3, 14
글
시조 쓰는 이유
내 행복
듬뿍 풀어
시조 한 수 빚는다.
툰드라의 가슴마다
햇살 씨앗 깊게 심어
벌 나비
날갯짓 하는
봄꽃 가득 피우려고.
2015.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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