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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4건
글
제비꽃
이파리 하나라도 들킬까봐 움츠리고
풀 뒤에 숨어 읊조리는 자줏빛 저 고백을
가다가 쪼그려 앉아 하염없이 듣고 있네.
2015. 12. 5
글
죽림竹林의 저녁
시詩 있고 술 있으면
내 집이 죽림竹林이지
바람에 씻긴 달을
맛있게 시詩로 깎아
아끼는 술친구 불러
술안주로 내놓다.
2015. 10. 15
글
각성覺性의 가을
하루살이에 비하면 짧은 삶이 아니었네.
매미의 마지막 노래 초록 잎에 꽃물 들여
온 산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구나.
글
모란
모란꽃 모든 귀들은
법당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불경소릴 들으려고
깃 세워 퍼덕이던
一念이 영글어 터진
저 간절한 날갯짓
글
호박
비탈밭 마른 덩굴에
호박 혼자 늙어간다.
씨 뿌린 할마시는
오는 걸 잊었는가.
마을로 내려가는 길
망초꽃만 무성하다.
2015. 7. 16
글
푸념
친구 상가 들렀다가 새벽 두 시 들어와서
열 시까지 잠자다가 열한 시 차 타고 가선
“아빠야, 지난 삼월에 아빠 보러 갔었잖아.”
아들아, 네가 무슨 스쳐가는 바람이냐?
네 자취 희미해서 왔던 기억 전혀 없다.
길 가다 문득 만나도 몰라볼까 두렵다.
2015, 3, 14
글
시조 쓰는 이유
내 행복
듬뿍 풀어
시조 한 수 빚는다.
툰드라의 가슴마다
햇살 씨앗 깊게 심어
벌 나비
날갯짓 하는
봄꽃 가득 피우려고.
2015. 3. 7
글
글
성城
돌 틈마다 세월의 무게가 돌이끼로 덮여있다.
깨어진 기왓장에 박혀있는 삶의 무늬
시간이 스쳐 온 자리 스며있는 눈물과 한숨
무너져도 일어서는 분노를 다독이며
단심丹心 의혈義血이 꽃처럼 지던 그 날
함성이 떠난 자리에 흰 구름만 떠도네.
무엇을 깎아내려 밤새도록 쏟아 부었나
비바람 지나간 성터 수목 빛이 더욱 곱다.
역사는 지우려할수록 더 파랗게 살아난다.
2015, 1, 13
글
고무줄
계집애들 고무줄 하는데 심술쟁이 희수란 놈 시침 떼고 다가가서 고무줄 뚝 끊어놓으면
모두들 어이없어 동작 뚝, 흐르는 적막, "저 씹할 놈이" 상순이년 욕소리에 희수를 향해 몰려들 가는데, 봉자 년은 막대기 들고, 경자 년은 돌멩이 들고, 복자 년은 신발 벗어 들고, 운동장은 개판……
온종일 도망치려면 자르기는 왜 잘라.
201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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