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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4건
글
廢寺의 종
핏-빛 단풍이 타오르는 골짜기에
기와지붕 허물어져 비새는 절 추녀 끝에
썩다 만 조롱박처럼 매달린 종 하나.
오랜 세월 울지 못해 울음으로 배부른 종
소쩍새 울음으로 달빛으로 키운 울음
종 벽 속 꿈틀거리는 용암 같은 피울음.
이순 넘은 삶의 망치 꽝 하고 두드리면
산사태 몰아치듯 사바까지 넘칠 울음
종 채를 들었다 놨다 가을 해가 기우네.
2013. 10. 9
글
마곡사 범종소리
마곡사 범종소리
법당 하나 짓고 있다.
여울물 물소리로
한 모금씩 묻어 와서
사랑이
메마른 마음마다
독경 소리 울리고 있다.
2013. 9. 25
글
까치
몸 하나 누일만큼
알 하나 품을만큼
미루나무 꼭대기에
오막살이 지어놓고
“깍깍깍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저 까치.
백 번을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소리
바람 숭숭 뜷린 집에
밤 하늘 별이 새도
“깍깍깍 나도 사랑해”
깃을 펴는 저 까치.
2013. 4. 16
글
사랑과 믿음
아이들 혼인날 아침 마음 씻고 비는 것은
사랑의 날실과 믿음의 씨실을 엮어
결 고운 비단결 같이 삶을 펼쳐 가라는 것,
안 보면 보고 싶고 보아도 또 보고 싶게
마음의 꽃술 열어 사랑의 꿀 채우거라
큰 그늘 드리우지 않게 눈을 떼지 말거라
몇 억 겁을 헤매다가 청홍실로 묶였는고!
작은 의심 키우다가 인연의 줄 끊지 말고
믿음의 울타리 안에 화락(和樂)한 삶 이루기를……
손잡고 걷는 길에 고개 어찌 없겠는가
남편이 발을 삐면 내 살처럼 아파하며
아내가 넘어지면 등에 업고 가라는 것.
2013. 3. 1.
글
나박김치
설날 아침 떡국 먹다 나박김치 국물에
엄마와 함께 보던 노을빛이 떠올라서
한 수저 남겨놓고서 눈에 이슬 내려라.
2013. 2. 10
글
장다리골
머리채 긴 솔바람이
골목길 쓸고 간 후
집집 텃밭마다
장다리꽃 등 밝히다.
꾀꼬리
목소리 빛으로
눈부시던 그 꽃밭…….
지금은 장다리골
봄이 와도 꽃은 없고
꾀꼬리 꽃 부르던
목소리도 사라지고
고샅길
꼬불꼬불 돌아
경운기만 가고 있네.
2013. 1. 26
글
매미 소리
사탕 하나 입에 물고 예닐곱 개는 양 손에 갈라 쥐고
휘파람 부을면서 목 빳빳이 세우고 갈 지자 걸음으로 천천히 고샅길 맴돌 적에 창현이, 천용이, 희수, 윤현이, 순옥이, 영숙이, 희순이, 희원이, 종환이, 동현이, 현자, 희익이, 학근이, 종순이 등등 일 개 소대 침 질질 흘리면서 비칠비칠 따라오며 기죽은 눈길로 내 양손만 뚫어질 듯 바라볼 때
내 마음 깊은 울안에 천둥치듯 일어서던 아! 저 백만 마리 매미 소리.
1013. 1. 20
글
우수憂愁
그대에게 다가가는 길은 끊어지고
오늘따라 어둠은 장막처럼 가로막아
창문에
비친 불빛만
바라보며 서 있다.
글
민들레 연서
대 그림자
창에 어려
문을 열고
나서다.
밝은 달에
마음 들켜
그리움이 떨려서
민들레 꽃술에 담아
연서 하나 띄우다.
달빛 파도 타고
임의 창가에 떨어져
두견새
각혈로
새순 하나 틔우리라.
님이야
나인줄 몰라도
꽃으로 피려 하노라.
2012. 5. 13
글
곡우 일기穀雨日記
마른 논에 내리는 비
흙냄새가 일어난다.
못자리 파종하고
건너오는 실개천에
초록빛 종다리 울음
뾰롱
뾰롱
뾰롱
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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