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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청하계곡에서
솔 사이로 새는 별을
소주잔에 동동 띄우고
보름달 곱게 깎아
떡갈잎에 한 조각 싸서
임 한 잔 마실 때마다
입에 넣어 주는 밤
산은 바람을 불러
가락을 연주하고
물은 하늘을 담아
별 세상을 꾸며주네.
임과만 둘 있는 세상
산과 물은 장식일세.
2010. 11. 30
글
선물
고향 산 솔바람을 박씨처럼 물고 가서
작은 누님 무덤가에 총총히 심어놓네요.
첫 제사 선물 삼아서 솔향기도 담아가고.
여기 솔바람은 열무김치 맛이다 야
부모님 유택 뒤로 산 뻐꾸기 울던 시절
누님의 그 말소리가 저녁달로 뜨네요.
2010. 11. 16
글
글
현충일 애상
묵념의
나팔소리
꿈결같은 현충일
물젖은
할아버지
눈동자에 도장 찍힌
아파트
한 동에 걸린
태극기
하나,
둘…,
두 -
울…….
2010. 9. 14
글
법주사에서
일주문 들어서며
한 겹 옷 벗어버려
천왕문 지나가며
모든 허물 비워내도
부처님
앞에 서보니
버릴 것이 많아라.
절하며 뒤집는 손
욕심 가득 담겨있어
불국의 평화보다
내 소망 먼저 빌어
부처님
자애론 미소
내릴 곳이 없어라.
2010. 9. 13
글
이순耳順
지난 세월 화단 안에
고운 일만 모종하고
조금 남은 빈 터에
심을 것을 그리다가
첫 단풍
물들던 날에
모종삽을 놓았지.
새 나무를 심기보다
심은 나무나 잘 키우자.
욕심은 묽게 풀어
세월 밖에 던져놓고
식은 해
온기를 모아
시린 세상을 밝혀보자.
작년에 본 굽은 나무
올해 보니 또 새롭다.
잔가지 자를 때도
망설이고 또 망설여,
미운 것
예쁜 것들을
구별 않고 보는 나이…….
2010. 9. 3
글
글
등꽃 아래서
한 몸처럼 서로 꼬아
사랑을 확인하고
붙안아 틔운 정을
불씨로 피워 올려
보랏빛
약속으로 타는
초여름의 저 불꽃
등-꽃 아래에서
사랑을 삭혀내어
꽃바람에 날개 달아
향기로 담아 날리자.
갈등葛藤에
속 타는 사람
눈물자국 지워주자.
2010. 8. 3
글
글
연꽃 밭에서
어제 본
천불전
천 분의 부처님이
연밭에
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서
연화장 세계로 가는
좁은 길이 열렸다.
201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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