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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0건
글
법주사에서
일주문 들어서며
한 겹 옷 벗어버려
천왕문 지나가며
모든 허물 비워내도
부처님
앞에 서보니
버릴 것이 많아라.
절하며 뒤집는 손
욕심 가득 담겨있어
불국의 평화보다
내 소망 먼저 빌어
부처님
자애론 미소
내릴 곳이 없어라.
2010. 9. 13
글
이순耳順
지난 세월 화단 안에
고운 일만 모종하고
조금 남은 빈 터에
심을 것을 그리다가
첫 단풍
물들던 날에
모종삽을 놓았지.
새 나무를 심기보다
심은 나무나 잘 키우자.
욕심은 묽게 풀어
세월 밖에 던져놓고
식은 해
온기를 모아
시린 세상을 밝혀보자.
작년에 본 굽은 나무
올해 보니 또 새롭다.
잔가지 자를 때도
망설이고 또 망설여,
미운 것
예쁜 것들을
구별 않고 보는 나이…….
2010. 9. 3
글
글
등꽃 아래서
한 몸처럼 서로 꼬아
사랑을 확인하고
붙안아 틔운 정을
불씨로 피워 올려
보랏빛
약속으로 타는
초여름의 저 불꽃
등-꽃 아래에서
사랑을 삭혀내어
꽃바람에 날개 달아
향기로 담아 날리자.
갈등葛藤에
속 타는 사람
눈물자국 지워주자.
2010. 8. 3
글
글
연꽃 밭에서
어제 본
천불전
천 분의 부처님이
연밭에
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나서
연화장 세계로 가는
좁은 길이 열렸다.
2010. 7. 5
글
山寺
풍경은
자려는데
바람은 가만 두질 않네.
모란꽃
향기 담아
추녀 가 스쳐 가면
땡그렁
풍경 소리에
일렁이는 만 겹 달빛
2010. 6. 10
글
글
磨崖三尊佛
불이문不二門 들어서니 사바는 문 밖이라
연녹색 산빛이 彩雲채운처럼 둘러서서
삼존불 풍성한 자비慈悲 밝혀들고 있구나.
바위에 새긴 미소 암심岩心으로 뿌리 내려
천 년을 깎아 내도 웃음은 못 지우고
어깨 팔 떨어진 조각만 세월 흔적 그렸네.
그 웃음 퍼내다가 마음에 새겨 두고
잘 적 깰 적 떠올려도 닮을 수 없는 슬픔
오늘도 웃는 연습에 하루해가 저문다.
201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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