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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6건
글
민들레 연서
대 그림자
창에 어려
문을 열고
나서다.
밝은 달에
마음 들켜
그리움이 떨려서
민들레 꽃술에 담아
연서 하나 띄우다.
달빛 파도 타고
임의 창가에 떨어져
두견새
각혈로
새순 하나 틔우리라.
님이야
나인줄 몰라도
꽃으로 피려 하노라.
2012. 5. 13
글
곡우 일기穀雨日記
마른 논에 내리는 비
흙냄새가 일어난다.
못자리 파종하고
건너오는 실개천에
초록빛 종다리 울음
뾰롱
뾰롱
뾰롱
뾰롱
글
경칩 일기驚蟄日記
차 마시다 창 틈으로
봄빛 새론 산山을 본다.
표구表具 하지 않아도
늘 거기 걸린 풍경
익숙한 녹차 맛처럼
눈 감아도
다가온다.
한사코 초록빛을
놓지 않는 산山이기에
시드는 난蘭을 위해
창窓을 열고 산山을 맞다.
성긴 잎 사이에 꽃대
혼불 하나
켜든다.
2012. 3. 6
글
찔레꽃
삘기, 찔레 꺾어먹다
소쩍새 소리에 허기져서
삶은 보리쌀 소쿠리에서 반 수저씩 훔쳐 먹다, 에라 모르겠다 밥보자기
치워놓고 밥주걱을 가져다가 열댓 번 퍼먹으니 밥 소쿠리 다 비었네.
서녘 산 산 그림자 성큼성큼 내려올 때 일 나갔던 아버지 무서워 덤불 뒤에 숨어 보던
창백한 낮달 같은 내 얼굴, 하얀 찔레꽃…….
2012. 3. 1
글
까치밥
설익은 그리움이
하늘 끝에 매달려서
저녁놀 익은 빛을
한 올 두 올 빨아들여
외로운
감나무 가지
홍등으로 밝혔다.
울다가 목 쉰 까치
한 입씩 쪼아 먹고
영 너머로 마음 떠나
빈 껍질만 남아있는
까치밥
마른 살점에
겨울바람 휘돈다.
2012. 2, 29
글
가교리
남가섭암 목탁소리 아침을 열고 있다.
철승산 솔바람에 향기처럼 번져 나가
불심이 깃든 집마다 어둠을 씻어내고 있다.
살구꽃 몇 송이로 근심을 지운 마을
대문 여는 아낙마다 햇살같이 환한 얼굴
눈빛에 보내는 웃음 된장처럼 구수한 정.
마곡천 수태극이 마을을 안고 돌아
흰 구름 한 조각에 무릉武陵보다 신비롭다.
건너뜸 다복솔 숲에 구구새 울음 날린다.
2012. 2. 23
보호글
봄날에 기다리다
2012. 2. 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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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永平寺
엄 기 창
바라밀경 한 소절이
구절초로 눈을 틔워
목탁木鐸 소리 한 울림에
한 송이씩 꽃을 피워
장군산
골짜기 가득
퍼져가는 저 범창梵唱 소리
2011. 10. 12
글
소나기
당신이 왔다 가니 도심都心이 맑아졌네.
시루봉 산정山頂이 이웃처럼 가깝구나.
번개로 찢어버리고 다시 빚은 세상아!
글
봉숭아
비 온 후
우우우
꽃들의 진한 함성
팬지, 데이지, 사루비아
화단의 앞줄에 서고
봉숭아 뒷방 할머니처럼
풀 사이에 숨어 폈다.
모종삽에
담뿍 떠서
맨 앞줄에 세워본다
남의 땅에 혼자 선 듯
잔가지가 위태하다.
제 땅을 모두 잃고도
분노할 줄 모르는 꽃!
2011.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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