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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0건
- 2014.12.24 가정
- 2014.12.10 징검다리
- 2014.11.29 운동화 2
- 2014.11.26 낙화2
- 2014.11.08 속울음으로 곡을 하다-엄기환 화백의 죽음을 슬퍼하며
- 2014.11.02 퇴임退任 이후
- 2014.10.24 낮달
- 2014.10.24 아우성
- 2014.10.14 주름살 - 시장 풍경 3
- 2014.08.16 폐지 노인 - 시장 풍경4 1
글
가정
문 열면 안겨오는
아내의 웃음꽃다발
곤두섰던 털 재우고
바람 묻은 외투를 벗으면
내민 손 반가운 눈빛에서
일어서는 봄 햇살
2014. 12. 24
글
징검다리
큰물 지고나면 앞니 빠진 개구쟁이 되어 계집애들 울리던 학교 길 징검다리
건너뛸 수 있는데도 물에 첨벙 빠진 후에 새침떼기 복자에게 살며시 다가가서 등 살짝 내밀며는 능금모양 낯붉히고 엎혀오던 징검다리
오십 년 후딱 지났어도 그 자리에 서면 금방 핀 풀꽃처럼 언제나 싱싱한 설렘이여!
2014. 12. 9
글
운동화
소 뜯기러 뒷산에 갔다 놀란 소 때문에 새신 찢어먹고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은 화끈화끈 쇠줄 집어던지고 산등성이 왔다 갔다
죄없는 등걸 발길로 차며 벼락같이 소리도 지르다가 해 다 기울도록 산 못
내려오는데, 마중 나온 아버지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댓돌에 운동화 한 쌍, 눈물 왈칵 쏟게 하던 아침 등굣길.
2014. 11. 29
글
낙화2
아름답게
이별하고 있다.
진종일 지는 벚꽃잎들은
찰나를 불태우고서
바람에 날개 달아
가볍게 날아 떠나는
저 분분한
이별
이별......
2014. 11. 26
글
글
퇴임退任 이후
한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삶으로 건너가기는
이웃마을 마실가듯
편한 일은 아니다.
익숙한 옷들을 벗고
눈발 아래 서는 일이다.
남의 눈에
띄지 않게 밤으로만 비틀거리며
지난 세월 실을 뽑아
새 날의 그물을 짜며
또 한 발
못 가본 바다에
생生의 기旗를 세운다.
2014. 11. 2
글
낮달
가을비가 씻어놓은
아가의 뽀얀 볼에
엄마가 일 나가면서
뽀뽀뽀 하고 갔는가,
잠든 채
찍어놓다가
일그러진 입술 자국.
햇살이 눈부셔도
방긋 웃는 아가 얼굴
초록별 이야기를
가슴 가득 품고 있네.
비단강
노를 저어서
어디 멀리 가고 있나.
2014. 10. 24
글
아우성
늦가을 아침
산의 속살 더 정결하게 드러난다.
긴 여름 들끓던 폭염
가둬 키운 단풍 한 잎
마지막
못다 한 사랑
펄럭이는 아우성
2014. 10. 24
글
주름살 - 시장 풍경3
호박잎 두어 묶음 마늘 감자 서너 무더기
서둘러 달려가는 찬바람의 뒤꿈치에
할머니 얼굴에 파인 장마 뒤의 깊은 계곡 2014, 10. 13 |
글
폐지 노인
- 시장 풍경4
굽은 허리 웅크린 채
쩔쩔매는 저 할머니,
수퍼 집 박스 하나
몰래 훔쳐 실었다고
손수레 엎어진 채로
노인 하나 혼나고 있다.
아들은 누워있고
며느리는 도망가고
어린 손자 연필 값에
손이 절로 움직여서
백 원 쯤 박스 하나로
만 원어치는 혼나고 있다.
2014년 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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