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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55건
글
도자기 무덤
살점마다
쌓인 한恨만큼
달빛을
머금었다.
삶의
받침대에
손때 한 번
못 묻히고
지옥 불
나오자마자
깨져버진 생명들아!
2015. 12. 25
글
제비꽃
이파리 하나라도 들킬까봐 움츠리고
풀 뒤에 숨어 읊조리는 자줏빛 저 고백을
가다가 쪼그려 앉아 하염없이 듣고 있네.
2015. 12. 5
글
죽림竹林의 저녁
시詩 있고 술 있으면
내 집이 죽림竹林이지
바람에 씻긴 달을
맛있게 시詩로 깎아
아끼는 술친구 불러
술안주로 내놓다.
2015. 10. 15
글
각성覺性의 가을
하루살이에 비하면 짧은 삶이 아니었네.
매미의 마지막 노래 초록 잎에 꽃물 들여
온 산이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구나.
글
모란
모란꽃 모든 귀들은
법당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불경소릴 들으려고
깃 세워 퍼덕이던
一念이 영글어 터진
저 간절한 날갯짓
글
호박
비탈밭 마른 덩굴에
호박 혼자 늙어간다.
씨 뿌린 할마시는
오는 걸 잊었는가.
마을로 내려가는 길
망초꽃만 무성하다.
2015. 7. 16
글
푸념
친구 상가 들렀다가 새벽 두 시 들어와서
열 시까지 잠자다가 열한 시 차 타고 가선
“아빠야, 지난 삼월에 아빠 보러 갔었잖아.”
아들아, 네가 무슨 스쳐가는 바람이냐?
네 자취 희미해서 왔던 기억 전혀 없다.
길 가다 문득 만나도 몰라볼까 두렵다.
2015, 3, 14
글
시조 쓰는 이유
내 행복
듬뿍 풀어
시조 한 수 빚는다.
툰드라의 가슴마다
햇살 씨앗 깊게 심어
벌 나비
날갯짓 하는
봄꽃 가득 피우려고.
2015. 3. 7
글
글
성城
돌 틈마다 세월의 무게가 돌이끼로 덮여있다.
깨어진 기왓장에 박혀있는 삶의 무늬
시간이 스쳐 온 자리 스며있는 눈물과 한숨
무너져도 일어서는 분노를 다독이며
단심丹心 의혈義血이 꽃처럼 지던 그 날
함성이 떠난 자리에 흰 구름만 떠도네.
무엇을 깎아내려 밤새도록 쏟아 부었나
비바람 지나간 성터 수목 빛이 더욱 곱다.
역사는 지우려할수록 더 파랗게 살아난다.
2015,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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