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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4건
글
엄마
대패는기억의
표피부터 깎아낸다.
세월의 맨 안 벽에
옹이처럼 새겨진 말
엄마아,
보석 같은 말
지워지지 않는 그 말
2017. 8. 24
글
아버지
ᄒᆞ나
아버지 제삿날 저녁 생전의 사진 보니
지금의 내 모습이 거울 속에 비춰있네.
평소에 못마땅하던 것도 어찌 저리 닮았을까
2017, 6. 24
둘
불쌍한 사람 보면 그냥 못 지나가서
동장군 유난하던 정유 겨울 늦은 밤에
추위에 떨던 거지를 집안에 들이시니
2017, 7. 2
세
어머니 가슴에서 형님 뺏어 짊어지고
햇볕 고인 양지쪽에 돌무덤 만들고서
남몰래 쏟은 통곡에 도라지꽃 피었다.
2017. 7. 13
네
육이오 끝 무렵 왼손에 총을 맞아
굽은 손 모진 통증 평생을 살면서도
가족을 먹여 살리려 거친 땅을 일구셨지.
2017. 7. 18
다ᄉᆞᆺ
아버지 웃음 속엔 고뇌가 절반이다.
저녁에 돌아와서 환히 웃는 얼굴 뒤엔
세상에 휘둘리다 온 아픔이 녹아있다.
2017, 7. 3
글
자연법
수달 한 쌍 들랑 달랑
식사를 하고 있다.
극락교 아래 물고기가
한 마리씩 지워진다.
풍경風磬은 아파 우는데
업연業緣 위에 뜬 구름
큰스님 난간에서
허허허 웃고 있다.
불법의 나라에서도
자연법이 우선이지.
나직히 읊조리는 말
나무 아미 타-불
글
사월
태화산 골물소리에 송홧가루 날린다.
뻐꾸기 노래에도 노란 물이 들었네.
술잔에 담아 마시네. 내 영혼을 색칠 하네.
다람쥐 한 마리가 갸웃대며 보는 하늘
무엇이 궁금한가 연초록이 짙어지네.
온종일 앉아있으니 내 손 끝에 잎이 피네.
글
세월
처녀 시절엔 오빠 오빠
결혼 후엔 아빠 아빠
육십 넘자 방귀 뿡뿡
거실에서 속옷 바람
오빠는
사라져버리고
아빠만 남아있다.
2017. 3. 16
글
신문 안 보는 이유
신문 칸칸마다 오 할은 소설이다.
참신한 허구다 흥미 만점이다
제 엄마 찌찌 본 것도 동네방네 소문낸다.
공정성 정확성은 개에게나 줘버려라
박수 치는 사람이 많으면 장땡이지
촛불에 기대다 보면 특종 하나 건질 걸
나라야 망하던 말 던 무엇이 대수던가
양심의 곁가지에 벌집 하나 지어놓고
솔방울 떨어만 져도 온 벌통 다 달려든다.
글
스님
잎 진 꼬부랑 길 바람처럼 오르는 스님
불룩한 바랑 짐에 무에 그리 바쁘신가
사바의
한숨 담아다가
씻어주려 한다네.
2017. 1. 10
글
이별
사랑이 깨어지는 날
눈물 쏟아 무엇 하나
햇살 웃음 머금고서
손부채 내저으니
그 사람 떠난 자리에
꽃향기만 남았네.
2016. 12. 28
글
촛불
]
혼자일 땐 기도祈禱더니
모이니
칼날이다.
아픈 살
도려내도
드러나는 검은 몸통
모두가 썩은 살인데
베면 무엇 하겠는가.
2016. 12. 7
글
그믐달
돌무덤에 도라지꽃
일찍 죽은 형님 영혼
어머니 가슴 속에
대못으로 박혔더니
창공에
아픔을 삭혀
밝혀놓은 등불 하나
2016.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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