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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25 능소화
- 2019.08.23 촛불 세상
- 2019.08.23 수박 밭에서
- 2019.08.18 작은 꽃도 모여 피니
- 2019.08.18 춘일春日
- 2019.08.17 달빛에 잠든 마을
- 2019.08.14 망초꽃
- 2019.08.09 울며 울며 크는 새
- 2019.08.06 사랑
- 2019.08.02 둘이라서 다행이다
글
능소화
입 다물고
참다 참다
터져버린 볼멘소리
귀담아
듣다 보면
송이송이 진한 아픔
아내여 긴 세월 견딘
인종忍從 벗어 버렸구나.
2019. 8. 25
글
촛불 세상
태극기 밀려나고
국가國歌는 버림받고
어제까지 옳던 것이
날 밝자 그른 세상
개천절
국기 꽂이엔
촛불을 달아야 하나
통로를 치워놓고
나라 힘 깎아놓고
가깝고 먼 이웃은
반목하여 인연 끊고
촛불은
타오르는데
세상 더욱 어둡구나.
2019. 8. 23
글
수박 밭에서
겉으론 초록인 척 속 파보니 빨강일레.
빨강이 진할수록 더 빛나는 초록빛깔
속 붉고 겉 푸른 것이 지천으로 널린 세상
2019. 8. 23
글
작은 꽃도 모여 피니
별처럼 반짝반짝
망초 꽃 송이송이
작은 꽃도 모여 피니
세상이 다 화안하다.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마음 모아 꽃 세상
별처럼 반짝반짝
꿈꾸는 아이들 눈
작은 꿈도 모여 꾸니
세상을 다 바꿔 놓네.
아무리 작은 꿈이라도
힘을 모아 새 세상
2019. 8. 18
글
춘일春日
까치가 요란하게
울다 간 하루 종일
사립문 열어놓고
정류장만 바라보네.
막차는 지나가는데
찬바람만 휭하네.
2019. 8. 18
글
달빛에 잠든 마을
달빛에 잠든 마을
어디나 빈 세상 같다
꽃들도 물소리도
그림인 양 숨죽이는데
어디서
개 짖는 소리가
도화지를 찢는고.
2019. 8. 17
글
망초꽃
별 같다
누이 같다
귀뚜리 울음 같다
너무도 친근해서
귀한 줄 모른 사람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함께 가자 웃는다.
2019. 8. 14
글
울며 울며 크는 새
처마 밑 제비집에
새 식구가 늘어났다.
동트는 아침부터 줄기차게 운다.
혼자 있어도 울고
어미를 보아도 울고
이 세상 새들 중에
울지 않고 크는 새는 없더라.
울며 울며 견디다 보니
날개가 돋더라.
아픈 삶 이기고 나니
하늘을 날고 있더라.
2019. 8. 9
글
사랑
달빛으로 새끼 꼬아
당신 사랑 엮어 걸면
혼자 새울 그믐밤에
등불인 양 빛을 내어
어두운 마음 밭머리
밝혀주고 있으리.
2019. 8. 6
글
둘이라서 다행이다
유등천변을 걷다가
두루미끼리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두 마리라서 다행이다.
만일 한 마리만 서 있었다면
들고 있는 한 다리가 얼마나 무거웠을 것인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숲과
멀리 구름을 이고 있는 산들의 침묵
부리 끝에 걸치고 있는 노을이 얼마나 쓸쓸했을 것인가.
가끔은 내 코고는 소리를
노랫소리 삼아 잠든다는 아내와
아내의 칼도마 소리만 들어도 한없이 편안해지는 나
둘이라서 다행이다.
아침저녁 밥을 같이 먹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내 긴 인생 고개엔 겨울바람만 몰아쳤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사랑한다는 말은 전혀 아낄 일이 아니다.
무심코 넘어오는 큰소리는
상추에 싼 밥처럼 꿀꺽 삼킬 일이다.
저기 산 너머로 황혼이 가까워지는데
남은 길은 꽃밭만 보고 걸어가자.
생각만 해도 웃음 번지는
손잡고 걸어갈 사람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
2019. 8. 2
『충청예술문화』90호(2019년 9월호)
『PEN문학』2021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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