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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해당되는 글 512건
- 2007.07.26 하회탈
- 2007.07.25 조선 소나무
- 2007.07.24 정(情)
- 2007.07.23 대추
- 2007.07.22 소수서원(紹修書院)에서
- 2007.07.21 공산성(公山城)에서 1
- 2007.07.20 향일암 일출(日出)
- 2007.07.19 낙화
- 2007.07.18 계족산 노을
- 2007.07.17 고향
글
하회탈
이노옴
호령하면 입 꼬리에
미소 일어
봄 호수에 물결 지듯
이랑이랑
번지더니
하회탈
온 얼굴 가득
햇살웃음 익었다.
지워도
날이 서는 아픔을
다독이며
질펀한 농마당엔
신분도
수유인걸
한 세상
흥타령으로
슬픔 맑게 씻은 얼굴.
글
조선 소나무
등 굽혀
팔을 벌려
새 둥지 품에 안고
골물소리 모아다가
산 정기를 빚어내어
청청한
저 목소리로
산을 지키는 어머니.
절벽에
휘늘어져
인간을 굽어보며
하늘 음성 모아다가
발밑에 지란을 길러
산 마음
바람에 실어
물 아래 마을로 띄운다
글
정(情)
가난해도
웃음소리가 늘 담을 넘어오는 집은
앞마당에 햇살이 더 오래 머물고
햇살이 달궈놓은 울타리 틈틈마다
호박처럼 사랑이
더 실하게
여물고……
글
대추
초록빛 그늘 뒤에 숨어
한여름 햇살 받아
단 맛으로 달구어져
부리부리 익은 사랑
정염은 두 볼에 와서
모닥불을 피웠다.
글
소수서원(紹修書院)에서
소나무들도
풍류를 알아
개성 있게 들 마주 섰다.
균열(龜裂)진 껍질마다
옛 목소리 어리었다.
여름날
오후의 정적을
매미소리 파도친다.
다 가고 없는 정자에
서린
뜬구름 그림자여
부석사 종소리가
물소리에 녹아 있어
세월만
흘러간 뜰에
붉은 꽃은 또 피어났네.
글
공산성(公山城)에서
백제의 문은
늘 열려 있다.
고추잠자리 맴돌아 익어 가는
단풍나무 숲
아랫마을로
신라관광 몇 대
조을 듯 들어서고
하늘이 더 깊숙이
세상 담아주는
무령왕릉 가는 길 위에
역사의 수레바퀴로 날리는
신문지 한 장……
무너진 성 자락 이끼마다 서린
시간의 향기
초가을 맑은 햇살에
헹궈낸 강물 소리로
목을 축이면
나는
옥양목빛 피가 흐르는
아사달이 된다
글
향일암 일출(日出)
향일암 석등(石燈) 안
찰람찰람 고인 고요를
새벽달이 갸웃이 훔쳐보고 있다.
파도 소리에 씻겨진
동백꽃 봉오리마다
세상 밝히는 꽃불을 켜면
먼 수평선 일어서는 눈부신 평화(平和)
관음상 입가에 살포시
미소로 번져….
글
낙화
꽃등인양 불 밝히고
꽃샘바람 속에 서성대더니
해 기울자 날개 접고
내려지는 백목련꽃
바르르 떠는 꽃가지
봄이 지는 아쉬움
달빛은 꽃그늘에
화향을 깔아두고
술잔마다 내려앉아
설렘으로 뒤척이네
반가운 친구와 앉아
지는 봄을 마신다
글
계족산 노을
마음 시린 날 저녁
계족산 정상에 서면
어린 날 봉숭아꽃
지천으로 날리는 하늘
계룡산 넘어가는 햇살 속에 번진
하늘의 미소가
용화사 저녁 종소리와 만나
환한 웃음으로 핀다.
성벽의 이끼마다 얼룽이는
노을에 몸을 담그면
삶은 허허로운 바람 같은 것
눈물 많은 사람들 꿈밭을 덮어주라는
어머님 손길같이 따스한 홑이불 하나
하늘의 음성
『e-백문학』3호(2020년)
글
고향
아이들 웃음소리
넘쳐나던 고샅 머리
밤하늘 별빛 새는
까치집 위의 적막
남가섭암 목탁소리만
다독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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